<b>말숙해진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는</b>, <b>산사에서의 하루</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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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산사에서 하룻밤 묶어보길 소망하기 시작한건 아주 오래 전부터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세상 살이가 고단할 때면 속세와는 떨어져 불심을 닦는 스님들이 한없이 부러워보였고, 그럴때면 한번쯤 스님 처럼 사찰에서 더도덜도 말고 2~3일 정도만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들곤했다. 하지만 고시생도 아니요 은 둔자는 더더욱 아닌데 목적도 없이 산사를 찾기가 민망했고, 간다고 해도 하릴없이 무료해지는건 아닌가 걱정스러워 그 소망은 막연하기만 했다. 그러다 발견한 산사체험 프로그램! 월드컵때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 진줄 알았던 이 프로그램은 7가지 사찰체험을 덧붙여서 알짜배기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체험이 이루어지는 낙산사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독특함에 다채로운 볼거리도 갖 추고 있다. <b>한걸음에 달려가 경험해본 산사에서의 1박 2일은 다도때 마신 작설차처럼 향기로운 여운이 오래 도록 남는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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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 해변에 갈때마다 낙산비치호텔 옆으로 낙산사의 푯말을 봐왔던터라 산사체험을 위해 주저함 없이 호텔쪽으로 차를 몰았다. 호텔쪽 후문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 안내원이 1박 하는 사람들은 정문(무료주 차)으로 가야한다고 일러준다. 해수욕장과 호텔의 소란함 속에 사찰이 위치해 있어 지날때마다 의아했는 데, 정문이 따로 있었구나 생각하며 도착해보니 정문쪽은 후문쪽과는 분위기가 천양지차다. 해송이 우거진 인적 없는 산길을 올라가자 시원하게 자리잡은 일주문이 나온다.
<b>낙산사의 법공스님</b>
절을 찾은 손님들이 머물고 가는 심검당의 깨끗하고 단정한 방에 짐을 풀고 방문을 여니 마주 보이는 숲 에 단풍이 곱다. 심검당의 방들에는 사람들이 꽤 들어차 있는데도 인기척 없이 조용해 절집이란걸 실감 하게된다. 사찰 둘러보기부터 시작되는 일정에서 1박 2일 동안 설명을 맡아주실 비구스님, 법공스님을 처음 만났 다. 친근하면서도 엄격함이 언뜻 언뜻 엇뵈이는 스님은 출가한지 20년이 넘는다. 유쾌한 웃음으로 인사 를 건네오는 법공스님의 모습에 어찌 대해야할지 긴장하던 속마음이 금새 스르르 풀린다. |
<b>볼거리 가득한 낙산사</b>
낙산사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경내를 한바퀴 돌며 안내를 받는동안 속으로 적잖이 놀라게된다. 이 곳에 흥미로운 볼거리가 이리도 많은 것은 상상치 못하고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가기만 했던 기자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6.25때 모두 소실되어 재건된 낙산사는 고색창연한 세월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지만, 다른 사찰에서 대하기 힘든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마루바닥에 뚫린 구멍으로 의상대사가 참선하던 바닷 굴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홍련암, 국내 최초로 조성된 보타전의 1천 5백 관음상과 6관음(六觀音) 및 관세 음보살 32응신상(應身像), 해수관음상 법당의 유리창으로 올려다보는 해수관음상 등은 일반 여행객들이 놓치기 쉬운 낙산사의 명장면이다. 여기에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돋이로 유명한 의상대, 탱화(지불紙 佛)로 그려진 부처님 모습이 독특한 원통보전 등 쉬임 없이 이어지는 낙산사의 경내를 구경하다보니 어 느새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다. |
<b>식사공양</b>
사찰에서의 스케쥴은 참가자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진행되는데, 경내를 돌아보고 나니 저녁공양 시 간이다. 채식 반찬으로 소박하게 차려진 밥상은, 기름진 음식에 익숙한 우리에게 다소 부실하다 여겨질 수 있지만 절집 음식만이 가지는 담백함에 맛있게 밥 한그릇을 비운다. 이 때 참가자가 7인 이상이면 발 우공양을 체험해볼 수 있다. 스님들의 식사방법인 발우공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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