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도와 주세요" 수해복구현장 일손 `썰물'...수재민만 남아 `자원봉사, 지금부터 시작이다.' 영동지역 수해복구 23일째를 맞으면서 공무원과 군인 경찰등 지원병력이 철수하고 자원봉사자마저 줄어들면서 수재민들이 수해복구에 애를 태우고 있다. 24일 강릉시 주문진읍 장덕리에는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수재민들과 함께 복구활동을 펼쳤다. 연일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손을 도와 주던 지난주와는 너무나 대조된 모습이었다. 현재 주문진읍 장덕리 지역의 수해복구는 유실된 도로를 응급복구하고 반파되거나 침수된 가옥의 집 정리를 겨우 끝낸 정도다. 아직도 논과 밭에는 쓰러진 벼가 그대로 방치돼 있고 길이 뚫리지 않은 삼교리 4, 5반 지역은 장비조차 들어가지 못해 자원봉사자들이 삽과 곡괭이를 들고 일일히 손으로 복구작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를 도와줄 자원봉사자들이 거의 없다. 20여동의 컨테이너 하우스에 분산, 수용된 수재민들은 “집에 쌓인 흙을 치우고 물에 젖은 벽을 말리고 난뒤 수리를 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군인과 경찰 공무원들의 인력지원이 철수된 상황에서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김옥녀(여·59·주문진장덕리)씨는 “논 2,000여평은 완전히 유실되고 그 나마 1,000여평 남은 과수원의 남은 과일이라도 따서 시장에 나가 팔아야 하는데 도와줄 사람이 없다”며 한숨지었다. 장덕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는 박종대(48)씨는 “유실된 논밭의 농작물을 거둬들이고 중장비가 치우지 못한 흙 도배 보일러 시공 등 앞으로도 해야할 일이 많다. 한사람의 인력도 아쉽다”고 했다. 장덕리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나은편이다. 사천면 노동상리, 연곡등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수재민들이 막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서성윤 강릉시자원봉사센터소장은 “추석전에는 하루 1,000여명이 자원봉사를 신청했는데 추석이후 하루 200여명도 안되는 등 급격히 수가 줄었다”며 기술인력 뿐아니라 한삽이라도 떠 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2. 9.25 강원일보 江陵=趙上瑗기자·sangwon@kwnews.co.kr